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로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대미 대규모 투자 발표에 함께하며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특혜를 주진 않았어요. 결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도록 선택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죠. 자동차 관련 주식의 하락으로 이어진 수입차 관세에 대한 소식들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 Flickr)
수입차에 25% 관세 부과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앞서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에 이어 또다시 품목 별 관세를 부과한 것인데요.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면서 우리의 부와 일자리를 빼앗은 국가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며 “친구가 적보다 나빴던 경우가 훨씬 많았고, 이번 조치는 매우 얌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어요. 이러한 수입산 자동차 관세는 영구적으로 적용된다고 하는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한 관세와 달리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사진 – 트럼프 SNS 캡처)
현대자동차를 이용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당시 현대자동차의 투자 계획을 반기며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 ‘도움이 필요하면 나를 찾아와라’, 등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였죠.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는데, 관련 내용은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조지아주에 55억 달러(한화로 약 8조 원)를 투자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이 열리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앞선 투자 계획 발표 당시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혹시나 관세 관련해서 특혜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으나 아쉽게도 그런 내용은 없었죠.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를 적절하게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며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의 이점을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강조하면서 더 많은 회사들이 미국 본토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한 것 같아요. 실제로 이후 정의선 회장이 미국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언급해 그 효과가 더욱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진 – FMT 캡처 / AP pic)
자동차 시장의 하락세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 소식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만큼 해당 문제가 자동차 관련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자동차의 수출 규모는 347억 4400만 달러(한화로 약 51조 원)인데, 그중 미국이 49.1%를 차지했습니다. 현대와 기아의 미국 수출량이 총 101만 대였음을 고려하면 25%의 관세 부과는 굉장한 부담이 되겠죠. 그나마 이번에 준공식을 한 조지아주의 ‘HMGMA’가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므로 약간의 도움은 되겠지만 여전히 곤란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정의선 회장도 관세 문제는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 부과에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언제든 태도가 변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상황을 잘 주시해서 4월 2일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